1주일만에 짤리고, 이직하고, 복직한 샘 알트만
지난 2023년 11월 OpenAI의 샘 알트만은 1주일만에 짤리고, 이직하고, 복직한 정말 큰일을 겪었습니다. 일주일만에 짤렸다, 이직했다, 복직하는 건 아무에게나 일어나는 일은 아니죠. 흥미로운 점은 샘 알트만의 경영능력이나 실적 부족으로 인한 게 아니고, 정치적인 이유가 더 커 보인다는 겁니다. 흔히 글로벌 회사는 합리적으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 경험으로 보면 글로벌 회사에서도 top으로 갈수록 정치가 훨씬 중요해지곤 합니다.
OpenAI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몇 십조원을 투자해서 지분이 49%인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이사회 멤버 자리를 주지 않습니다. 특이하죠?
6인 이사회
비영리인 OpenAI 이사회는 6인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사회 의장은 공동창업자이면서 한국계 미국인 부인을 둔 그렉 브룩만, 두 말할 필요가 없는 대표이사 샘 알트만, AI 분야 전설 제프리 힌턴 교수의 정통 계승자인 일리야 슈츠케버, Quora 창립자 아담 디안젤로, 유명한 로봇공학자이자 영화배우 조셉고든레빗의 부인인 타샤 멕컬리,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의 멤버이기도 한 브렛 테일러, 깡다구 좋은 천재로 유명한 헬렌 토너. 6명 모두 어디다 내놔도 top을 찍을 분들인데, OpenAI에 모여서 AGI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었던 거죠.
이들 6명이 키워온 OpenAI 자체는 기업가치 1,000억 달러 정도가 되면서, 비상장 글로벌 회사 중 넘버 3가 됐어요. 더구나 OpenAI는 단일 회사가 아니라, 전 세계 인공지능 생태계의 최정점에 있는 포식자가 되었어요. AI로는 구글, 애플, 삼성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형님 대접하고, 테슬라, 메타, 아마존도 은근히 쫄아서 눈치보는거 같고, 웬만한 스타트업이나 유니콘들에게 치명타를 먹이며 내일 당장이라도 망하게 할 수 있는 절대 반지 같은 느낌을 주죠.
이거 정말 무서운 힘입니다. AGI를 현실화해서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OpenAI 같은 기업이 AGI 보안과 윤리의 갈등, 판치는 가짜뉴스 해결보다는, 수익과 경쟁우위를 위해 치닫는다면 이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이번 사태의 일리야 슈츠케버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번 일을 “쿠데타”라고 정의한 핵심 인물입니다. 샘 알트만과 그렉 브룩만을 해임시키면서, 나머지 이사회 멤버 4명을 쿠데타 진영으로 규합해냈죠. 물론 며칠 후 반성문 쓰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기로 했다고는 합니다.
왜 쿠데타가 일어난거지?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듭니다. 일리야 슈츠케버는 무슨 생각으로 최상위 포식자 기업의 최고책임자, 더구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초대형 물주를 꽉 잡고 있는 자기 보스에게 쿠데타 폭력을 휘둘렀을까요? 이사회 멤버 4명의 합의로 이런 일을 할 만큼 순진했을까요?
수많은 기업에서 경영권 다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영권 다툼은 대부분 세력간의 대결입니다. 일리야 슈츠케버 뒷 배경에는 어떤 세력이 있었을 게 분명하고, 명분도 충분했을 겁니다. 다음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정황 증거를 냅다 한번 파헤쳐 보겠습니다.